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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wallace 2024. 10. 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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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일 베란다 밖 쨍한 햇빛에 흩날리는

나무가지와 낙엽이 애처롭기도 화사하기도 한

한가한 낮이다. 고양이는 새를 쫓아 눈을 맞추는지

해바라기를 하는지 뒷 모습이 그지없이 귀엽다.

 

가을인가....

냄새로 맡아지던 가을이 맡아지지 않은지 오래됐고

이제는 하늘의 변화 물든 낙엽 스산한 바람 등 자연의

변화로 가을을 눈치채야 할 정도로 감각이 형해화됐다.

 

변함없이 오고가는 계절이지만 가을이 되면 급격히

변화한 자연현상 때문인지 또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맘의 변화도 급격하다. 이유없이 뒤가마렵고 허한

가슴을 채울것이 없을것만 같은 공허함이 함께한다.

 

아침 산책을 나섰는데 살갖에 닿는 바람이 차갑다.

긴바지와 겉옷을 챙겨입어야 할것만 같은데

돌아다니다보면 또 더워질터 참고 나서본다.

반팔에 반바지를 변함없이 입은 사람도 있고

제법 채비를 갖춘 이들도 같은 길 같은 동선에서

만날수 있다. 

 

이미 은퇴를 했거나 했을법한 사람들은 산책이

소일거리가 될 수 있지만 젊디젊은 이들이

이시간에 어김없이 마주치는 건 의아하다.

일자리가 없는가 개인사업자인가 쓸데없는

궁금증이 하루도 빠짐없이 든다.

 

호숫가를 여러바퀴를 돌았지만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흐른땀이 식으면서 한기를 더한다.

폭우로 어지러워진 산책길과 주변은 아직 다

정비가 되지 않았고 그 위로 나뒹구는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더워 허덕일때보다 정신이 맑고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의미없던 일들도

아쉽고 안타까운 일들도 두서없이 떠올라

차분히 정리해 생각을 가다듬으며 걷는다.

 

점점 짧아지는 이 좋은 계절이 그렇게 지나갈거고

그 끝자락을 잡을새도 없이 겨울을 맞이할게다.

오고가는 계절을 무감각하게 맞이하고 보낼게 아니라

언제적인지 알수없이 오래됐지만 냄새로 맡아지고

온몸으로 느낄수 있도록 심신과 정신을 새로이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을 지나고 있다.

 

베란다 밖 나무가지는 오늘도 바람에 흔들린다.

침잠한 맘을 끌어올리고 스산한 생각을 접고

지나가는 계절과 다가올 시간을 한결같은 

맘으로 맞이할 날은 언제쯤일지.....

이시간 가을의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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