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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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백양산 그리고 고막테러

oriwallace 2024. 8. 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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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간 성지곡수원지를 끼고 살면서 구석구석

알만한 곳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등산로가

너무 많았고 더욱 아리러니 한 것은 그렇게 쇠미산 

백양산을 오르내리면서 한번도 정상에는 가보지

못했단 사실이다.

 

사실 백양산 일대는 그냥 산보나 산책하는 하는 길로

굳이 낮은 정상을 밞아볼 생각도 안했고 뻔히 보이는

정상을 두고도 별 의미가 있게나 싶어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 수십년만에 정상이라고 올라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사진 한컷을 박고 나니 늦게라도

참 잘왔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다.

 

오늘 출발은 성지곡수원지 입구 커피를 사들고

오는 동생을 만나 커피한잔을 들고 약속장소로 가니

벌써 일행들이 도착해 있다. 잔소리 형님이 오늘

컨디션은 괜찮냐며 지난주 낙오한 일을 소환해

서서히 테러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컨디션이 항상 좋지만 대장동생이 가는 길은 언제나

힘드니 또 가봐야 알지 지금으로서는 알길이 없다.

산행대장이 오늘은 백양산 산책하듯이 한바퀴 한다지만

믿지 않았고 진짜 한시간도 안걸린다는 형님의 말은

듣지 않는편이 정신건강에 좋다.

 

수원지 호숫가에서 선암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아는 길이라 마음은 편했고 그래도 비탈진 길을

항상 중간에 한번쯤은 쉬고 올랐는데 오늘은 

결기를 새로이해 한번도 쉬지않고 약수터까지 올랐다.

 

형님은 또 가만계시질 않는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보인다는 둥 최상이라는 둥 잘 하면서

지난주에는 왜그랬냐는 둥 이제 다왔다는 둥

테러를 가하기 시작한다. 이길은 내가 아는 길이고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다왔다고 설레발이다.

 

거의 직벽에 가까운 비탈을 15분 이상 올라왔으니

땀은 벌써 비오듯하고 조금 쉰 뒤 다시 출발하는 길은

또 처음 가보는 길이다. 비탈이 별로 없어 살살

잘따라가니 동생이 코스를 바꿔 피치를 올리자기에

손사래로 막고 처음 계획한대로 수월하게 가자니

형님은 뭔 자신감인지 또 기왕 온거 땀좀 흘리잔다.

이미 많이 흘리고 있거덩요....

 

큰 과일가게를 운영하시는 형님은 항상 과일을

많이 들고와서 나눠주신다. 가방이 무거우니

조금만 가져오시래도 사과니 자두니 복숭아니

한봉지씩 들고 오신다. 무겁지만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너무 아깝고 고급진 맛이라

미움과 고마움이 항상 교차한다.

 

100여미터 이상 계단을 올라 다리에 힘이 딸리는데

정상이 빤히 보이는 곳에서 휴식을 하며 정상은

가나마나니 그냥 이렇게 내려갔으면 좋겠다니

폭격적인 테러가 시작된다. 혈색이 지나주 보다

훨씬좋고 잘따라오니 5미터민 가면 된단다.

 

눈에봐도 10분은 올라야 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다리에 힘을 올리기 위해서 헬스를

해야되고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어야 하고

이운동도하고 저운동도 해야된단다. 

드디어 귀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다.

 

빨리 올라가자며 내가 앞장을 선다.

가파른 길을 헉헉거리며 10분을 올라

정상에 서니 바람은 시원하고 기분은 좋다.

셔츠를 갈아입고 사진한장 박고 하산.....

 

하여튼 이노무 산행대장은 평범함이 없다.

그냥 편한길로 내려가면 될것을 또 사람들이

잘다니지 않는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정말이지 올라가는 것 보다 더 힘들어

몇번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이럴때 정작

지팡이가 필요한데 지난주 지팡이가 거추장스러워

오히려 힘을 뺏겼다 생각해 두고 왔더니 이런

사단이 일어난다. 

 

담주 부터는 배낭을 좀 큰걸로 바꿔 등산때는

가방에 보관하고 하산때 이용하도로 스틱을

가져와야겠다. 다시 아는 길이 나오니 새로운

힘이 생겨난다. 그래도 후덜거리는 다리가

생각대로 놀지 않고 지만대로 움직인다.

 

매일 산책하는 호숫가 벤치에서 한참을 쉬고

목욕탕으로 탕안에서 또다시 테러를 당하고

그래도 지갑은 잘여는 형님 덕에 좋은

점심을 챙겨먹은 하루였다.

 

세시간을 쉼없이 비탈길을 오르내렸더니

다친 발목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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