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멍부
- 사적복수
- 광재언니
- 비싼아파트
- 투수놀움
- 삼사식육식당
- 부산여자하쿠짱
- 부끄러운일
- 단기사병
- 합천소고기
- 짜돌짬뽕
- 사람습관
- 계란과 사이다
- 맛만볼까
- 누워커는 콩나물
- 라면과계란
- 회사 스트레스
- 복수의허무함
- 시골 계란찜
- 상식과정의
- 윤정수코치
- 국수의역사
- 한식푸우
- 인생정리
- 사람성격
- 고쳐쓸수 없는 사람
- 4월은잔인한달
- 야간사격
- 부산맛집
- 대빵TV
- Today
- Total
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누수라도 좋아 본문
창밖에는 비오고요 바람은 안불고요
오후에 라운딩이 잡혀있는데 이렇게
비가 계속올건지 말건지 가늠이 안된다.
어제 라운딩 결과가 좋아 오늘도 좀
기대를 하고 있는데 가능할지 모를 일이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청춘이었지만 그만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항상 안고
살아야했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 다가는
대학도 못가, 전문적인 기술도 없어 그냥
닥치는대로 속칭 노가다를 뛰거나 운전으로
먹고 살며 정확한 미래의 내모습을 상정해
볼수도 없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운전으로 먹고 살까 어떻하다 취득한
자격증을 가지고 그 업으로 미래를 도모할까
돈을 조금모아 장사를 해볼까 내가 그 처지에서
할수 있는 가능성을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는
가운데 늘 내희망은 닿을 수 없을 지도 모를
넥타이를 메고 출퇴근을 하는 그런 직장을
얻어 소박한 충산층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저 바람과 비를 피하고 겨울 추위를 막아줄수 있는
방한칸이나 두칸정도의 집.......
자가라면 더욱좋고 전세라도 좋다 결혼을 한다면
아내와 아이들과 그렇게 오손도손 살아갈수만
있다면 하는게 그때의 처지로는 최고의 희망이었다.
역시나 사람일은 알수가 없다.
그날도 잡일을 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큰부상을 입고 6개월여를 병원에서 지내게 됐다.
병문안을 온 형이 천둥벌거숭이인 나에게 뜬금없이
공무원 시험준비를 권했다. 합격한다면야 그보다
좋을순 없었지만 그게 만만한 일이던가.
하는 일 없이 누워있기가 지겨울때로 지겨워졌을때
형이 놓고간 책을 펴들었다.
정해진 운명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다.
그때 생각으로는 지옥에서 천당으로 왔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운전면허 고시이후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졌다.
그동안 나를 지배해왔던 모든 생각들이 일순간
사려졌고 꿈으로만 생각했던 그 미래가 내 앞에
펼쳐진게다. 넥타이를 메고 출퇴근을 하는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
여러가지 불합리가 있었지만 한번도 이직을
생각해본적이 없다. 물론 갈때가 없어서였지만...
늘 그려왔던 미래의 꿈들을 조금씩 조금씩
실현해 나갔고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조금더
큰 집에서 살게됐고 그렇게 30년을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났다.
흥망청망 여유로운 생활은 아니지만
타이트한 가운데 굶지않으며 살고있고
장성한 아이들은 모두 제살길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보다 좋은걸
바란다면 그게 욕심이고 아둔한 집착이다.
50년이 다돼가는 전세아파트지만
방이네칸이고 아내와 둘이 살기에는
너무 너른 집이라 생각이 들지만
그동안 갈아넣은 내 영혼을 생각하면
그만한 보상쯤은 받아도 된다는 좀
어깨 힘이 들어가는 생각도 해본다.
건데 온 집안에 물이샌다.
짜증이 날법도 하지만 집주인이
수리를 해준다니 그또한 행복하다.
안분지족의 삶......
그게좋고 난 그렇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