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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익숙해 지기…..

oriwallace 2024. 6.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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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익숙치 못하거나 처음 접하게 되는 일들은

지속적인 경험의 축적으로 타개하거나 혹은 너머

그 부분에 일가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전혀 굳은 살이 붙지를 않는 일들도 허다하다.

가끔 혹은 무시로 일어나는 상처의 말들이나

죽음을 비롯한 다양한 이별들 또한 익숙해지기

난망한 일들이 될게다.

 

초등학교 시절 무슨 연유가 있었던지

생전 처음 생일초대를 받은적이 있다.

그 자체로 당혹스런 일이었지만 근사한

음식이 차려지고 기억도 나지 않는 선물을 건네고

어머니가 피아노까지 치며 고급스럼을 연출한다.

간식으로 라면까지 끓여내는 그러한 것들이

내게는 불편함을 너머 토할것 같은 현기증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류의 일과 자체가 생경하기도 했지만

일부 치맛바람으로 모여진 아이들이

저들만의 리그를 벌써부터 그렇게 해대는

꼬락서니가 몹시도 아니꼬왔을수도 있었지 싶다.

물론 다시는 그런 초대에 응하지 않은건 당연하다.

 

내게는 생일이니 기념일이니 하는 것들이

참 익숙치 않다. 어머니가 미역국을 끓여내며

생일이라고 말을 해줘야 그런갑다 여겼고

그마저도 잊고 지나가면 너도나도 모를 일이다.

 

굳이 생일을 기념하려면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걸로 기념을 삼아야지 이런 험한

세상에 태어난게 먼 그리 좋은 일이라고

그렇게들 찾아 기여코 판을 벌이는지.....

 

시도때도 없이 불러제끼는 돌잔치도 넌더리가 나서

우리애들은 애석하게도 돌잔치도 치르지 않고 넘어갔다.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도 엄마에게도 참 애석하게

여겨지는 일이긴 하다.

 

결혼이후에 기념일이니 생일이니 하는 것들 때문에

늘 그날이 되면 집안이 우울증에 빠지고 나는 늘

짓지않은 죄를 지은 것처럼 욕을 바가지로 먹어야 했다.

 

애들이 장성한 후로 엄마 생일을 챙기는 김에 얹혀서

챙기기 시작한 후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년간의 전과로 조자룡 헌칼쓰듯 무슨 일만 있으면

그 일을 끄집어내 타박하기 일쑤다.

 

그렇게 도무지 익숙해 지지 않던 일들이

수고로움이 담긴 작지만 정성스런 생일케익을

받아본 이후로 생각이 조금 바뀌기 시작했다.

이런걸 받는게 참 고맙고 기쁜일이라는 걸

아주 늦었지만 새삼 알게된 게다.

 

그래서 가족이나 마련된 자리의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작은 성의를 표시하게 되는 나름 익숙한 길로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됐고 작디작은 성의를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것도 참 의미있는 일이라는 사실도 알게됐다.

 

무슨 선물을 할지 고민하고 사러가야하고 골라야하고

그런 번거러운 일들이 아직은 서툴지만 그래도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리 힘들어

할일도 아닌 듯 하다.

 

기념할만한 집안의 경사가 있어 빠듯한 형편에

거금을 들여 선물을 장만했고 크게 기뻐하는

이의 모습을 보며 이런 일들에도 이젠 좀

익숙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죽을때까지 하더라도 몇년이나 

남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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