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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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만에 만난 등산로

oriwallace 2025. 1. 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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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다닐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올랐던

산이 금정산이다. 지금의 지하철 범어사역에서 걸어

범어사까지 올라 고당봉을 오르는 길목 냇물이 흐르는

돌무더기에서 점심을 해 먹고 북문을 거쳐 고당봉을

올랐던 기억이다.

 

이후 능선을 따라 원효봉 등을 거쳐 동문에 다다르고

내려가는 버스가 있었지만 이용하지 않고 걸어내려와

온천장에서 목욕을 하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간 기억.

 

띄엄띄엄 이런 산행은 고등학교때까지 간간히 이어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발길은 끊겼고 이후 오랜시간을

삶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한 기나긴 세월을 지내왔다.

 

은퇴후 새로이 꾸려진 등산친구들과 이산저산을

돌아다닌지 몇개월이 돼가는데 영남알프스 9봉을

하나 남겨놓고 같이 가자던 한분이 참석이 불가해

나머지 운문산은 같이 가기로 하고 오늘은 가벼운

산행을 하기로 맘 먹고 셋이서 길을 나섰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오늘의 길잡이는 내가 맡게됐고

어린이대공원(성지곡수원지)입구를 거쳐 금정산

남문, 동문을거쳐 과거 아버지와 걸었던 등산로를

반대로 되짚으며 가는데 갑자기 40년이 훌쩍넘은

과거의 추억이 급격히 맘을 덮쳐온다.

 

북문에서 내려가는 길은 그때 이후 처음이고

바위무더기나 냇물은 변함이 없는데 변한건

세상과 나뿐인가 하는 덧없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수천년이될지 수만년이될지 알수 없지만

그 기간 바위와 물은 변함이 없을거란 생각을 해보면

우리가 이뤄논 문명과 가꿔온 삶의 가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무상의 생각도 든다.

 

20여km를 걸었다.

배가고파 미치겠다는 동생들과

다리가 아파 옳게 걸을수도 없는 내가

도로와 인도의 경계에 걸터앉아 올지

안올지도 모를 택시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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