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절 공원이나 등산길에서
마주치게되는 어른들의 얘기중
자주듣던 말이 '죽으면 원없이 잘텐데
뭐한다고 그리 잠을 자냐'였다.
잠자느라 늦게온 동료를 타박하는
우스게 소리다.
학창시절에는 시도때없이
특히나 책상에 앉기만하면
쏟아지던 잠을 통 이룰수 없던
불면의 시절이라 그 말이 늘
귀에 박히곤 했다.
젊어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병이고 늙어 잠이 많은 것도
정상이 아니라는게다.
늙어 잠이 없어지는 건 죽으면
원없이 잘 수 있다는 뇌의 쇄뇌가
작동하는걸까 어설픈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잠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크다.
내 기준으로는 더욱 그렇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잠을 잘 못잔
다음날 컨디션은 여의치 않다.
반대로 짧은 시간이라도 잘 잔 날은
하루종일 에너지가 넘쳐나고
지나친 도파민 생성으로 쉬운일도
그르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도 기분은 더 없이 좋은 날이 된다.
불면의 괴로움을 20여년 겪고
그 공포를 도무지 이겨낼 수 없어
약물치료를 받은지 5년이 넘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여겨도 될 정도로
숙면의 나날은 경이로웠다.
모두가 잠든 깊은밤 또는 새벽까지
홀로 깬 외로움과 두려움을 더 이상
마주하지 않아도 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컨디션 난조의 사슬도 끊어낼 수 있었다.
이제는 약물의 도움이 없이도
제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불면의 병은
많이 치료되었다.
늘 그런거 아니지만 컨디션 조절이
수월코 그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평정을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나아가 먹고 불꺼고 자는게 일이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가 됐다.
복병을 만났다.
과도한 잠이나 잠을 청하는 행동은
현실도피나 우울을 견디기 위한
또다른 정신적 신체적 반응 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개인미디어에서 읽은거라 전문가의
얘긴지 개인의 의견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쓰인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이래도 병 저래도 병....
참 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