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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점방(店房)

oriwallace 2023. 2.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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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어릴적 시골마을에는 최소한의

생필품과 과자부스러기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우리는

이곳을 점방이라 불렀다.

 

그때까지도 뭘 사고파는 일은

천한일이라여겨 동네에서도

부쳐먹을 땅떼기가 거의 없는

빈곤한 집에서 운영을 했다.

 

유년시절까지 시골이든 도회지든

모든 가게는 점방으로 불리웠고

조금 진전된  구멍가게가

동네마다 들어섰다.

 

이후 많은 돈을 주고 작명했다는

동남슈퍼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슈퍼가 동네마다 자리를 틀고

오랫동안 유지가 되다가

마트가 생기고 편의점이 생기고

메가마트까지 오늘에 이러렀다.

 

과거나 현재나 슈퍼나 편의점에가

잠시 주인이 없으면 "계십니까" 또는

'아무도 안계세요', '안녕하세요"등으로

주인을 찾지만 우리가 점방에서

주인을 부르는 말은 '주이소'였다.

 

표준말로 '주세요'인데

주러나오든지 뭘 내놔라 이거지.....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파는 물건도 앞서 말했듯 최소한이다.

요즘처럼 메이커가 새겨진 과자는

하나도 없고 전부 투명 비닐봉지에 든

모든 물품을 낱개로 팔았다.

과자는 김일성 과자와 한번 물면

십리까지 녹혀먹을 수 있었던

십리과자(큰 알사탕)가 전부였다.

 

어른들 용품으로는 풍년초(곰방대에 넣거나

궐연으로 말아 피울수 있도록 만든 담배가루)가

있었고 음식이나 미수가루 물에 단 맛을 낼

신하당(하얀백색가루 설탕대용)이 있었다.

노란 샅바 고무줄이 있었던가는 모르겠다.

 

지난 팬데믹의 통제기간 동안 갈길을 잃은

우리와 달리 젊은 MZ들은 상상할 수 없는

돌파구를 만들어냈다. 

달고나 라떼 만들기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줬고 골프와 등산에 이들이 갑자기 몰려

한동안 어른들의 전유물이었던

문화에 잠시 변동을 가하기도 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어디 그러고 말 세대인가...

 

우리네야 그 기간 가족과 친한 벗

공동체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기도

했지만 또 많은 이들이 우울이나 고독을

강요당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도무지 어디로 튈지 알수없는 MZ들은

그 와중에 어찌 알았는지 점방 탐방을 다니고

오래된 점방을 사진명소로도 만들며

지금도 그 놀이를 이어가고 있단다.

 

유행은 세월을 따라 돌고 돈다는 말이

영 빈말은 아닌 것 같기는 하다만

작지만 태초의 본질적인 힘과 가치가

힘이 있다고 봐야하는지 아님 설자리가

없다고 봐야하는지 가늠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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