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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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아내(엄마)의 힘

oriwallace 2023. 1. 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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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연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맺게되고 사별 또는 동시에 죽을때까지

이어가거나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랑하는 이와

단 한순간의 이별도 허락치 않고

어느때 어느곳에서라도 함께하고 싶은

빛나는 사랑을 완성시키는 일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다른 사람이 그들 사랑의 울타리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종과 혈통을 보호하고 유지시키겠다는

유교적 특유의 이념을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이 제도는 일견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니 수천년을 이어온 제도일게다.

 

살다보니 불만이 없는건 아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시도때도 없이

부딪힐 일이 생기고 집안 대소사야

육아야 생계유지를 위한 의견차이야

많은 일들이 서로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이 제도가 과연 온당한 제도인가를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또 한여자를, 한남자를 평생 사랑하며 산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법적 도덕적

장치로 이를 규제하고 이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는

이 또한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런 복잡한 심경의 변화가 안정되는데는

제법 많은 세월을 필요로한다.

자식의 성장, 빈부의 차이를 불문한 부부의 이해

가족간의 정이 가정의 안정된 모습으로

나타낼때가 그 즈음이지 않나 생각된다.

 

다시 좁혀 부부로 가보자

부부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처음에는 사랑으로 이루어지지만

살이가 시작되면 남녀관계보다 동지적

연대감이 훨씬 강하게 작용하는게 

부부관계가 아닌가 싶다. 이건 순전히 내 기준이지만....

 

신혼초 몸져누운 내옆에서 불안해 눈물을 짓던

어린 아내를 생각하면 지금도 남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가정을 건사해야 된다는 의무감이 조금도

잦아들지 않는다. 

 

가정에서의 역할을 보면 남자 가장이 뭐 그리

필요하겠나 싶어도 아내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의지가 될만한 사람인가 여겨지기도 한다.

반면 나의 경우 아내는 없으면 안되는 존재다.

 

한 이틀 집을 비우면 밥 굶는거는 당연하고

강아지나 고양이 건사에도 멘붕이 오곤한다.

그러다 아내가 돌아오면 집은 금방 온기가 돌고

사람사는 곳으로 변모한다.

 

자잔한 일들을 한다고 하지만 나의 소용은

한계가 있고 아내의 존재로 나는 따듯하고

맛있는 음식을 시도때도 없이 얻어 먹을 수 있고

별다른 걱정없이 집에서 먹고 마시고 잘 수 있다.

 

제사가 끼인 주에 아내가 코로나로 앓아 누웠다.

이것저것 시키는대로 해보지만 도무지 진도가 안나간다.

기어코 아픈 몸을 이끌고 아내가 나서고 나서야

뭔가가 돌아가는 느낌이다.

 

아내의 부재를 상정해 놓고 보니 모골이 송연하다.

돌이켜보면 상처도 많이 주고 제대로 된 남편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이제는 가진돈도 없고 늙어 아내보다 힘도 약하고

점점더 무서워지는 아내 앞에서

안될게 분명하지만 남은 생은 나라에 충성하듯

아내의 발아래 한목숨 유지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내가 필요로하는 아내의 존재가치에

반에 반만이라도 아내가 필요로하는

가치있는 남편이 되기로 애써보고자 한다.

 

아마도 안되기 십상일게다.

살아온 정으로 같이 이뤄온 많은 것들로

연대감을 호소하며 비빌수 밖에 없다.

 

아무리 구차한 삶이라도 아내가 없는것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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