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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성지곡수원지

oriwallace 2022. 10. 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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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곡수원지는 부산의 도심한가운데 위치해

가벼운 등산부터 먼 등산길까지 치우침없이 제공하고

무수한 산책로로 나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에게

사색과 건강 안식처를 내주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왜놈들 강점기때 천년만년 살거라는 등신같은 생각으로

인근에 상수원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곳인데

강도들에게 침탈당해 그들의 편의를 위해 지어진 곳을

원 주인이 애용하는 아이러니가 있지만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바로 입구까지 데려다주는 시내버스를 내려

10분 정도만 느린걸음으로 올라가면 접하게 되는

수원지는 2KM남짓 둘레를 산책할 수 있고

무수히 열려있는 등산로를 따라 연접한 다른구와

멀리는 양산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

 

부산시의 관리보다 힘있는 자들(독재권력)의 영향력이

더 미칠때 들어선 어린이회관은 쓰임을 잃은채

덩그러니 남았고, 정체불명의 놀이시설은 권력자의 비호아래

빼먹을 만큼 빼먹고 철거됐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관리되고 있는 이 명소는

이제야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받으며 

계절불문, 시간불문, 남녀노소 불문 시민들을

품어내는 소중한 공간으로 그 힘을 더해가는 중이다.

 

수원지 전체를 뒤덮은 편백나무 아래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 산림욕을, 호수가 산책길에서 깊은 사색을

여러갈래 등산로에서 튼튼한 신체를 약속받을수 있다.

 

계절별로 그에 맞는 바람과 경관, 냄새를 선사하는

이 공간은 병약한 노인에서부터 옹알이하는 애기들까지

일년내내 그 발길이 끊이지 않는 나와 우리의 안식처다.

 

수원지가 아닌 유원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볼썽사나운 곳으로 잠시 부침을 거치긴 했지만

유년과 청년시절의 추억과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변함없는 모습으로 또다른 내 삶의 공간을 만들어낼

크나큰 품이다.

 

아직 성지곡수원지라는 본명을 찾지 못하고

어린이대공원이라는 격에 맞지 않는 이름을 갖고 있는건

크나큰 아쉬움이다.

 

문학적 소질이 너무 떨어져 그 좋음이 어떻게 표현이 안된다.

그저 매일가서 매일 똑같은 길을 걸어도 이상하리만치

질리지 않는 늘 새로움을 선사하는 마법같은 곳이다.

 

도심한가운데 집가까이 이런 호사스런 장소가

있다는건 크건 작건 축복이다.

혹여 부산을 찾는 이들이 알려진 명소만 찾지말고

숨은 지역명소도 한번쯤 찾아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만, 우리만 이 좋은 곳을 즐기기 미안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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