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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사람사는 곳...

oriwallace 2022. 9. 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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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여를 근무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4개월여를 쉰 뒤

지금의 직장으로 옮긴지 이제 4개월 남짓되엇고

여기서 첫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게 됐다.

 

같은 공공기관이라도 전 직장은 규모도 방대했고

아직도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연령분포도 적정해

강력한 허리라인들이 위를 보좌하고

아래를 이끌며 많고 다양한 업무를 무리없이 추진해 왔다.

 

주위의 걱정이 참으로 많았다.

규모도 작을뿐더러 공적인 업무에 대한 인식도

역량도 부족한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인 이고

이마저도 조화롭지 못한 상하관계의 불화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내고 있던 곳이다.

 

그냥 있는데서 임기를 다하고 명예롭게 퇴직을 하지

왜 쓸데없이 아무도 가지않으려는 곳으로 사서 고생하려 가느냐

그다지 잃을 것도 없는 사람한테 지금껏 쌓아온 모든걸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다.

말한마디 행동하나에 삐끗하면 당하게 되는 수모는 물론

여러가지 이유로 송사가 벌어지는 곳에서 함께 휘말릴 수도 있으니

가지를 말거나 가더라도 아무것도 하지말고 송장처럼 있으라는 말까지 .....

부정적인 이미지가 도배를 했던 그런 곳이었다.

 

역시 걱정하던 말대로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지 순탄치 않았다.

살얼음판을 걷는듯한 노사간 긴장의 텐션이 팽팽했고

새로이 임원으로 들어온 나에 대한 알수 없는 경계, 

직원들간의 불신이 낭자했고 화합을 저해하는 몇몇 직원들의 행태로 인해

눈에 띄게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

 

비판은 자제하고 조직의 발전과 희망을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그 보다 더 조심스럽게 소위 MZ세대라는 이들과의 소통을

끊임없이 이어나간지 4개월.....서로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듯 하다.

 

돈독한 신뢰관계가 형성되기까지 많은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오기전 걱정은 편견에 가까웠고  이유가 불분명한 긴장의 먹구름도

서서히 걷혀가고 새로운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적자폭을 줄이고 쓸데없는 소모를 없애고 일하는 방식을 새로이하고

10여년뒤 젊은 직원들이 도맡아 끌고 나갈 조직을 위해

사심없이 일로 매진하는 임원진들의 진심의 조금씩 직원들의

눈으로 마음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제는 MZ세대와는 불가능 할것이라는 저녁 술자리도 가졌다.

사람사는 곳이 다르다는건 나를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야된다는

이기심이 만든 지독한 편견이란걸 새삼 느낀 자리였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자리에서 자신들의 맡은바 일을 해왔고

지금도 똑같은 맘으로 해내고 있다.

다만, 그들의 힘을 폭발적으로 이끌어내지 누군가의 잘못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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