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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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걱정이다. 진실로

oriwallace 2024. 10. 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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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없이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어릴적에는 어서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었으면 했을게다.

어리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제약이

있어 어서 어른이 돼 하고 싶은거

마음대로 하고 싶어서 였을게다.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그때가

정말 좋을때였다는걸 깨닫게 되지만

그때는 이미 버스 떠난뒤고 후회해

바야 아무런 소용없이 어른으로서

치러야할 많은 일들을 마주해야된다.

 

나이를 먹는다는게 정말 슬퍼다는걸

느끼게 되는 때가 있다. 세월이 좀더

더디 갔으면 하는 바람, 못다한 일들이

너무 많다는 후회 등 회한과 더불어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더우기

정신적으로 티미해져가는 걸 수시로

느낄때면 슬픔이 우울이 되고 급기야

병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조금만 시대와 융합되지 못하면

시대는 물론 세대와 지근의 인간관계도

유리되거나 심지어 단절될수 있다는

불안감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불가한 일이 될수도 있을게다.

 

그래도 나이를 먹음으로서 괜찮은 점도

있다. 우선 사람이 매사에 좀 관대해진다.

젊었을때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어지간한 몰상식이나

불법에도 그저그려러니 해지고 직접적으로

나를 공격하는 일이 아닌다음에야 좋든 나쁘든

남이 하는 말들에도 크게 개의치 않게 되는

일이 일상화 되기도 한다.

 

매일가는 목욕탕에 아흔이 다된 어른신이

계신다. 늘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보는이를

불안하게 하지만 어찌어찌 목욕을 마치는데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는 일이 너무 많다.

 

끼인 옷을 빼달라, 신발장을 열어달라

등을 밀어달라 양말을 주워달라 심지어

비가오는 날이면 가는길에 좀 차로 데려다

달라는 일까지 영 정신이 없는게 아니라

그래도 예를 갖추니 거부할 수 없고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라도 사지멀쩡한

내가 도와주는게 맞기는 한데 나는 저러지

말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매번 지울수는 없다.

 

이 어른은 등이 가렵다는 이유로 로션을 수건에

잔뜩발라 그걸로 등에 습기를 보충하는데

다른 사람같으면 욕을 바가지로 먹을 일이지만

다들 모른척 그렇게 넘어가고 있다.

 

다른건 그렇게 다들 넘어가고 업주도 종업원도

이해를 해주고 있지만 가끔 이분이 탕에 변을

본다는거다. 일부러 그러지는 않겠지만 실근을

한다든지 방귀를 뀌려다 변을 큰탕에 지리는

경운데 모두가 학을 뗀다.

 

온 목욕탕이 난리가 나고 업주는 보호자를 부르고

재발방지를 당부하지만 이 어르신의 완고함에

다시 없던 일이 되고 만다. 

 

지금이야 내가 아직 정신이 맑으니 저렇게

되기전에 생을 마감해야지 하지만 나도모르게

어느새 그 어른의 나이가 되고 저렇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매일매일 현실이 되고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락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요원불가한 일이고

제발 정신이 있을때 깨끗하게 마감하거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어떤 절차가 있는지 알아봐 두는게 맞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애꿎은 분을 예로 들어서 미안함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고의든 그게 아니든 우리

일반의 상식을 벗어나는 행위를 보고 들을때마다

정말 잘 죽어야할텐데 하는 걱정이 순간순간 드는

참으로 난감한 세월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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