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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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wallace 2024. 9. 2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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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집을 떠나 어디를 오고가는 설레임을 

느끼는 곳은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터미널 이었다.

대부분이 시골방문이 그곳을 이용하는 이유였고

가끔씩 부모님을 따라 여행을 가곤했던 드문 일도 있었다.

 

그런 장소가 설렜던 이유는 늘 있던 장소를 떠난다는

숨어있는 역마의 기운이 꿈틀대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와 그 과정에 틀에 박히긴

했지만 군것질거리를 얻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세월이 많이 흘럴 이제 그 장소는 공항으로 바뀌었다.

처음의 공항은 떠나고 맞이하는 그런 장소였다.

여행이라는 개념보다 특별한 사유나 사무적인 일로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가고오는

장소로 바뀌었다. 특별한 떠남이나 맞이하는 곳이

아니라 여행의 개념이 더 많이 덮혀진 장소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일찌기 태국으로 여행을 가있던 사촌형과 같이

즐기기 위해 사촌형들과 추석연휴를 끼워 태국을

가기위해 공항에 들어섰다. 너무나 오랜만이라

기대와 설레임이 식었던 가슴을 덥혀옴을 느낀다.

 

코로나 시절 여행이 자유롭지 못할때 그냥 

비행기를 띄워 다시 돌아오는 상품이 있었을

정도로 공항을 통한 여행에 목마른 사람이 

나뿐만이 아님을 알수 있었고 기회는 없고

여행을 하고 싶을때는 공항커피라도 마시고

싶어 공항을 찾았던 적도 있으니 역마의 기운은

특별한 이의 전유물이 아님도 알게된다.

 

 

저가 항공으로 하는 여행이라 기내식이 안나와

남은 시간 저녁을 먹는데 나는 밥보단 술이당겨

맥주를 2캔시켜 먹었다. 맑은 정신으로 온전히

여행을 즐길수도 있지만 몽롱한 상태에서의

출발상황을 느끼는 것도 여행의 별미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빈속을 술로 달래는 나를 다른 이들은

이해를 잘 하지 못한다.

 

그렇게 얼큰한 몸과 맘으로 7박9일의 태국여행을

떠난다. 돌아올때의 서운함을 애써 머리에서 밀어내고

가서의 즐거움만을 가슴속에 꼭 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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