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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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도

oriwallace 2024. 8. 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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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배낭을 메고

등산을 다닌다는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미쳐보일지 모르지만 막상 산에 오르고 나면

도심의 더위는 느껴지지 않고 시원 바람과

성취감을 맞볼 수 있다. 물론 오르는 길이

힘들기는 하다.

 

지난주에도 힘들기는 했지만 무더위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목욕을 한 후 꿀맛같은 식사가

다음 산행이 기대가 될 만큼 그런 산행이었다.

올라가는 도중 몇번을 포기할까 했지만 조금씩

발자욱을 떼다보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한다는

결과를 잘 알고 있기에 쉬면서 가면서를 반복하며

그렇게 역시나 낙오없이 해낸 일이다.

 

이번주 컨디션은 여느때보다 나아보인다.

산행이 하면서 한주간 쌓인 불순물들을

속시원히 배출할 수 있고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상정복이라는 성취감을 맞이 할수

있다는 기대감에 오늘도 가볍게 약속장소로

나섰다. 동생이 마련한 커피한잔을 뒤로하고

집결지로 모였는데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은 매번 그랬던것처럼 그렇게 힘들지

않게 오를수 있을거란 근거없는 생각으로

괜시리 다리에 힘도 올라오고 주고받는

인사도 정겹다. 오늘 새로이 참가한 형님이

계셔서 산행대장이 좀 수월한 길로 간다니

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

 

30분도 정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던

몸에서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어깨가

빠질 듯 아프고 매번 걸음을 멈출때마다

어지러움을 느낀다.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한국럭비 선수가 더위를 먹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고 나온터라 갑자기 그생각이 떠올라

몸은 더 쳐지고 힘에 부친다.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평소에는 1시간이면

올라갈 곳을 두시간이나 걸려 겨우 당도했다.

일찌감치 와서 기다리던 동생이 얼굴이 노랗다면

무리하지 마시란다. 안그래도 더 이상 올라갈

기력이 남아있지 않다며 그대로 누워버리고 말았다.

 

가파른 길은 이제 끝이고 정상까지는 나즈막히

오르내리며 40분 정도만 가면된다 하지만

몸고 마음은 여기서 멈추라 부추긴다.

그렇게 부추기지 않아도 이미 몸은 내의지로대로

움직여줄 마음이 전혀 없어 보인다.

 

체면이고 뭐고 나는 더이상 어를 수 없다고

이대로 가다가 쓰러질지 모른다고 말하고

정상은 다음을 기약하고 쉬면서 기다리겠다고

얘길했더니 다들 그렇게 하란다.

나이많은 형님들도 멀쩡한데 한순간 부끄러움이

들었지만 그런걸 상관할 게제는 아니다.

 

마음은 젊지만 몸상태는 그렇지않다는 걸

냉정하게 인정할때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막을수 있다는걸 알 나이이기에 그런 결정이

가능했으리라.....

 

20여분간 휴식을 취하고 원기를 회복해

따라갈까 했지만 그것도 앞선이에게

민페일거 같아 오늘도 케이블카의 후송을

받아 내려왔다. 정상을 밟은 동료들의

버스가 당도해 짧은 이별후 해후를 했지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또 어떤일이 벌어질지 알수 없지만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비만오지 않는다면

나는 등산을 따라다니게 될게다.

그렇게 체력을 늘려가면 언젠가는

그돌과 같이 보조를 맞춰 질날이 있을거란

기대를 가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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