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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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남겨질 연(緣)

oriwallace 2023. 1. 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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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한두번씩은 모여 저녁을 먹든
운동을 하든 형제들 모임이 형수의
갑자스런 와병으로 끊어진지 몇달째다.
수많은 연(緣)들이 맺어지고 떠나며
알게되는 건 가족의 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되는거다.

뗄래야 뗄수 없고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어린시절 친구들은 몇년을 연락이 없어도
부고장이 날라오지 않는 이상 걱정이
되지않는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군상들의 가벼운 인연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소중하고 큰 재산인지 모른다.

다른이와 확연히 구별되는 몇몇의 인연인
옛 직장동료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친구처럼 지내던 상사가 온갖 굴곡의
세월을 마감하고 명퇴를 선택했다.
굳이 회한과 석별의 정을 나누지 않아도
이심전심이라 여겨지지만 쓸데없는
안부를 보태게 된다.

수십년 동고동락의 끈끈한 인연이라
여겼던 사람도 오고가며 서로의
이익에 따라 연결된 끈도 지금 남아
내게 동아줄을 내려줄 사람을
꼽아보면 그 경중의 의미가 없어보인다.
앞으로 이어질 연도 마찬가질게다.

죽으면 마지막까지 진심으로 울어줄
단하나의 친구는 조직개편과 통폐합의
소용돌이에 미루어 충분히 짐직이 갈만한
사유로 남은 임기를 많이 남겨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이의 성정으로 당연한 것이라 여기면서도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장강의
물결앞에 우리는 왜소해 질 수 밖에 없다.

옳고 그름, 정의, 모두가 인식하는
올곧은 가치 실현의 판단여부는
아직은 실체를 알 수 없는 큰 물결에
모두가 쓸려나가게 된다.
그게 옳을 수 도 있고 틀릴수 도 있지만
퇴보하는 듯 발전해 온 역사의 결과물 앞에
우리는 수긍할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우리가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정성을
다하는 이유는 이익을 탐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내외로 얽힌 현재의 문제를 공유하며
그 해법을 찾고 그 관계를 더 돈독히 하려는
보통사람의 심리상태일게다.
더 나아가 알 수 없는 후일 이해충돌이
일어날 경우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그 충을 해소할 수 있다는 믿음 일 수도 있다.

나야 이제는 더 맺어야 할 사람도 일도 없는
상처주고 상처받은 본전 인생이다.
의미없는 농담에 상사도 상처를 받고
지나가는 말에 후배는 얼굴이 붉어진다.
정성스레 쌓아도 모라잘 판에 자꾸 어긋나는
주위의 관계들이 위태롭다.

대의를 쫓아 오래전 친구를 찾아줄
아이스맨과 매버릭의 우정이
나와 우리에게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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