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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소 본문
화가 이중섭의 그림은 그쪽으로 철저히 문외한이 내 시선도 끈다.
특히 소를 주제로 한 연작은 놀라웠고 예술의 경지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그의 불우했던 삶과 함께....
얼마전 이중섭의 소싸움이라는 그림을 보고 느꼈던 생각이다.
요즘 시골에는소가 없다.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을 농기구나 기계가 다 해내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때만해도 집집마다 최소한 한마리 이상의 소가 있었고
송아지까지 여러마리를 기르는 집도 있었다.
소의 상태도 천차만별....
지금으로 치면 집집이 보유하고 있는 자가용과 비교가 될런지 모르겠다.
건강하고 우람한 황소가 있는 반면 늙은 암소도 있었고
내다 팔때의 가격도 상태에 따라 다 달랐던건 당연하고...
가끔 사고팔기 위해 소를 키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일을 시키기 위한 소들이다. 그래서 집도 지어주고
여름이면 풀뜯을 곳으로 소를 멕이러 가고
겨울이면 우리가 밥 먹기 전에 소여물을 먼저 멕이곤 했다.
소를 부리는 건 어른들이 해야만 하지만 소를 들로 데리고 나가거나
소죽을 끓여 소를 멕이는 일은 어린애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춘계방학이란게 어린 학생들 손을 빌려서라도
농사일을 돕기위한 제도였으니 어린것들의 일도 구석구석 많았고
소멕이는 일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다른 친구들을 꼴도 벴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일까지는 해보지 못했다.
소들이 낮일을 마치고 쉬다 해거름이 되면 동네 애들이 다들 소를 몰고나온다.
마을 저멀리 풀많은 들에 소를 풀어놓기 위해서다.
우리마을 애들만이 아니고 근동 마을 애들이 다 소를 멕이러 나온다.
가는 길을 아는지라 이까리(줄)를 잡을 필요도 없이 지들이 알아서 가고
돌아온다. 우리야 풀어놓고 개울에서 수영도 하고 다이빙하다가
박도 깨지고 축구도 하고 이웃애들과 대표끼리 싸움도하고 그리 놀다가
돌아가면 된다.
가끔 아주가끔 노는데 열중하다 소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우여곡절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찾게되는지라 이 일은 소도
어린 우리한테도 즐거운 일이고 지금에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일이기도 하다.
가끔 소등에 타고 다니는 놈들도 있긴 했지만
우리가 영화나 그림에서 보는 그런 멋진 모습은 아니다.
불세출 화가의 경이로운 그림을 보고 소멕이는 소리를
하고 자빠진 내가 한심스럽고 박한 지식과 경험치 적음을
통탄스럽게 생각하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그래도 기억은 추억을 소환하고
추억을 길잡이 삼아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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