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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누구를 위한 노동일까.... 본문
꽤 오래된 일이지 싶다.
노동절이냐 근로자의 날이냐를 두고
기성세대와 노동계가 대립했던 적이 있다.
반공교육의 정중앙을 통과한 나로서는 노동이라는
글을 보면 본능적으로 김일성 부자가 먼저 떠올라
뭔가 불순하게 느껴지곤 했다.
반공이데올로기를 걷어내고 나더라도 근로나 노동이나
뭐가 다르다고 저렇게들 싸우는지 참 하릴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참 바보같은 생각이었음을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알게됐다.
노동은 자주적으로 노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고 일하는 것이고
근로는 근면하게 열심히 종속적인 관계에서 부당한 대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일제의 잔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뭐 지금이야 근로라는 말이 사라진지 오래됐고 공공기관에서도 각종 법이나 조례에서
근로라는 말 자체를 노동으로 바꾼데가 많다.
벌초를 다녀왔다.
시키는 사람 없이도 매년 자주적으로 이 노동에 참여하지만
해가 갈수록 힘에 부친다.
해마다 산소를 오르는 길은 지워지고, 발걸음을 방해하는
나무는 무성하고....
다시 길을내고 나무가지를 잘라내고 여간 고된일이 아니다.
잠시잠깐 앉아 쉬면서 무심하게 일하는 아들놈을 바라다 본다.
도대체 무슨 대가를 바라고 이렇듯 허덕이며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의심스런 얼굴모습이 읽히는 건 똑같은 내 불손한 맘을 그놈 얼굴에
뒤집어 씌우는게 아닌가 실소를 짓게된다.
조상의 은덕은 언감생심이고 가당찮은 일이지만
나와 그이만이 가지고 있는 호사(好事)와 다마(多魔)를 떠올리고
속절없이 떠나간 그를 애도하고 손자놈이 할아버지 벌초까지만이라도
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땀을 흘린다.
대가는 그것으로 차고 넘친다.
그래서 이 노동은 죽은자와 산자 모두를 위한 노동이고
힘들지만 언제나 즐겁고 또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