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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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수구초심(首丘初心)

oriwallace 2022. 8. 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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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초심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상이 있다.

늑대 한마리가 홀로 높다란 바위에 서서

한곳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모습이다.

 

금수라 일컫는 늑대조차 죽음을 앞두고는

고향쪽으로 머리를 두고 구슬프게 울고 난뒤

자신이 태어난 곳을 그리워 하며 죽는다고 한다.

 

늑대한테 안물어봐서 모르지만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금수보다는 나아야 할 인간들이 근본을 잊지말라는

경각의 격언으로 알고 있다.

 

고향땅에 묻히고 싶은 마음이 일반화된 것인지

실향민이나 타의로 조국을 떠나 살게된 분들의

절실한 마음이 이입된 건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금수의 행동을 인간계에 일반화 시킬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서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을 생각하면 아련함이 있다.

그곳에서 나의 유년을 함께한 내 부모, 그 형제들과의 추억이

순수하게 오롯이 남아 있고 또 그들이 묻힌 곳이고 보니 나도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묻히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다.

 

지금에 와서 살아온 날들을 아무리 뒤적여 봐도

그때의 순수함은 속절없이 사라졌고

그 순수함과 연결시켜볼 추억거리와 기억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고단하게  살아온 이땅에서의 삶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로부터 받은 상처만 남은거 같다.

여하히 그들과의 인연을 끊고

다시는 가까이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늘 날 지배하고 있다.

 

나에게 수구초심은 늑대의 일일 뿐이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근본은 잊지않되

내가 묻힐 곳은 고향이기는 커녕 이땅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계획된 나머지 삶을 살면서 계획에 없던 죽음을

타국에서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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