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라 나는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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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막내, 아들, 입영

oriwallace 2015. 6. 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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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들놈이

6학년 누나의 손을 잡고

11시간을 한숨도 자지않고 날아

아버지 있는 곳으로 충혈된 눈을하고 왔던....

잠이 왔던지 안도했는지 다음날 일을

마치고 오후에 와도 깨지 않고 자든 얼굴

 

기억 2

엄마가 오지 않아 여러날을 아버지가 차린

변변치 못한 음식과 사다 준 음식을

군말없이 먹어치우고 배고프면

혼자서 빵에 크림을  발라서 혼자서도

곧잘 먹곤했는데 크림을 너무 많이

발라 먹는다고 호되게 꾸짖었던 기억

 

그리고는 자고나면 커 있고,

며칠만에 보면 또 커 있고,

꾸지람도 듣고 귀쌈도 몇대맞고

하던 놈이 부지불식간 입영을 하게됐다.

걱정스럽고 안스런 맘 한켠

짠했던 옛 일도 떠오른다.

 

지금은 없어진 부선망독자라는

제도가 있었다.

독자인데 아버지를 여의면 군대갔던

놈도 제대를 시키고 안간놈은

현역으로 보내지 않고 방위소집을 시켰던.....

 

현역 영장받고 장정여비

(논산까지 가는 여비 2천원 조금 넘은 듯)

까지 타 먹은 직후 부선망이 되는 바람에

상을 치른 후 정신도 없이 어수선하게

소집됐던 기억

 

논산이니 101보니 102보니 하던

훈련소가 아니라 지역사단에서 받는

훈련이라 잠시 잠깐 훈련만 받고

오면 출퇴근 근무를 할 수 있다해서

7월 퇴약볕 아래 다른 많은 가족, 친지,

연인들이 배웅을 나온 가운데 혼자

털래털래 지금은 없어진 개금 공군수송대로

들어갔던 일들이 이제사 뜬금없이

슬픈기억으로 떠오른다.

 

다음주면 해병대로 입대하는 막내 아들놈은

가장의 유고로 한순간 풍비박산이 난

가족을 뒤로하고 가는 것보단 맘 편할까......

 

예나 지금이나 힘들고 괴로운건

마찬가질거라 생각이다.

키워준 외할머니와 씩씩하게 저녁을

먹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하다.

잘 해낼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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