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1,069m 간월산

oriwallace 2025. 1. 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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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부터 칼바람이다. 바람막이를 입고

오르면 금방 땀이 날텐데 벗을수가 없다.

오르면서 벗기로하고 잔뜩 웅크린채 초입을

들어선다. 오를일이 태산같이 걱정이 되지만

이상스레 몸이 가볍다는 느낌은 그냥 느낌일까

 

표지판에 쉬운길과 험로가 있는데 굳이

험로로 들어선다. 쉬운길은 임도니 그리

가자 할수도 없다. 초장부터 내리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다. 오늘도 결코 쉽지않은

등반이 될게 틀림이 없다.

 

천고지 이상의 산을 지난 몇주간 올랐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경사도가 높은 산도 처음이고

힘들기로는 최고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바위를 타는 곳이 너무 많은데

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고 큰형님은

해병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자신이 없다면 둘러둘러 오르고

 

우회로가 없는 길은 거의 죽을 상으로

억지로 오르는데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지간히 올라 정상이 다왔는가 했는데

아직도 한시간여를 더 가야한다니 다리에

힘이 빠진다.

 

앞서도 느꼈지만 힘든가운데 몸은 이상하리만치

가볍다는 생각이든다. 최근 거금을 들여 치료를

받고 있는 부항과 침 뜸이 몸을 그렇게 만든게

아닌가 혼자 생각해 본다.

 

체력이 거의 떨어질무렵 정상에서나 불법한

칼바람이 다시 시작되고 저 멀리 정상이 보인다.

인증샸을 남기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차다.

힘들었지만 힘든가운데서도 생각한 것은

한걸음 한걸음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거다.

 

가뿐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도달할수 있을까

늘 의심을 하면서도 내딛는 이 한걸음이

나를 정상으로 이끌거라는 믿음도 같이 있다.

 

오늘도 무사히 등반을 마치고 함께 한끼를

해결할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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