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oriwallace 2024. 8. 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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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가을로 기억한다.

토, 일요일을 온전히 쉴수 있는 한직에서

십수년만에 근무를 하게됐다.

한두달은 적응이 안돼 그동안 못잔 잠이나

자자며 그렇게 하릴없이 소일 했는데

또다시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기에 뭔가 하나 성취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늦은 가을 아무런 계획없이 갑자기 내장산

단풍이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고도

남았을 단풍을 보겠다며 등산을 계획하고

조잡한 등산용품을 가지고 내장산 등산에

나섰고 우연찮게 눈을 만나게된다.

 

집에서 준비해간 된장찌게를 끓여 눈속에서

먹는 맛에 취해 본격적인 겨울등산의

묘미에 빠지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전문적으로 등산을 해본적이 없는터라

만만하게 보고 올랐던 덕유산에서 동사

할뻔한 일로 아내와 같이 2백여만원이 넘는

장비를 마련하고 겨울산만 3년여를 다녔다.

 

악산이라 불리우는 곳 춥다고 소문난곳

험하기로 유명한 산 높이를 자랑하는 산 등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용기와 체력으로 그렇게

쏘 다녔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뭐던 자꾸하다보면 그 실력이 늘고 전문가가

된다고 한 2년을 하고나니 옷입는 방법

준비물 등산요령 등 많은 걸 습득하게 됐고

새로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다닐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핑계로 산행은

급작스레 중단되고 그렇게 또 10수년이 흘렀다.

늙으막에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모임에서 등산을 가잔다. 예전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근교산을 오가자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겨울장비를 메고 천고지 이상을 다니던 

실력이 나올까 싶었지만 세월앞에 장사없다고

6-8백고지도 힘들어 숨을 헐떡거리게 된다.

또 경험이 전무한 여름등산이라니.....

수월하고 간단할 줄 알았던 이 일도

준비물, 등반요령, 귀찮은 일들이 산재하기는

매한가지다.

 

대여섯번 같은 금정산을 코스를 달리해

오르면서 이곳만 다녀도 일년 이상은

다닐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금정산하면 고당봉인데 매번 이곳을 찍었고

그외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봉우리들은

새로운 풍경과 신선함을 선사했다.

 

지난주는 길을 잘못들어 쓸데없이 체력을

소모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 길을 만들어

산을 올랐는데 고당봉보다 0.5미터 높은

금정산 정상을 발견했다. 고당봉이 제일

높은줄 알았는데 이런곳이 있다니 세상은

내가 모르는것 투성이다.

 

그럼 고당봉은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는데

옆으로 한발만 내리면 지지난주 왔었던

고당봉이 있다. 모르긴 매한가지 모두가

한바탕 웃고 말았다.

 

이 등산이 겨울까지 이어질지 전국을

헤메게 될지 알수 없지만 현재까지

여름등산의 묘미도 꽤 쏠쏠한 편이다.

쓸데없이 수다나 떨고 술을 마시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새로운 길과

사람, 풍경을 만나고 체력을 보강할 수 있는

이 일이 남은 생 동안 새로운 동반자로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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