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데 또 맞기
이걸로 맞아볼래?
과거 20대초반 막막한
미래에 대책없이 여러직업을
전전하다 대오각성을 통해
이런 무계획한 막연한 생각을
정리하고 공부라 한답시고
책상머리에 앉았던 적이 있다.
물론 집이다.
빈곤한 형편이라 어디 나가서
할 수도 없고 그 정도의 뒷받침이
필요한 공부도 아니라 집에서
먹고자며 제법 집중을 할때였는데
가끔 뜬금없이 먹고 싶은게
당길때가 있다.
겨울이고 늘 단것에 목말랐는데
귤 장수가 방송을 해대길래
가지고 있던 거금 1만원을 다 들고
귤 한박스를 사서 들고와
맘껏 먹고자 꺼냈는데
내용물이 시원찮고 밑을 들춰보니
전부 상하거나 썩은 것들이다.
황급히 떠나는 그 아저씨의
뒷모습이 떠올라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어찌 이리 불쌍한
넘한테 이런 사기를 칠수 있나
거지같은 바깥세상의
거짓과 속임수에 또 분노했다.
근거가 있는것도 있지만 막연한
신뢰로 믿음을갖게 되는 일도 많다.
농촌 도로가에서 파는 과일이
신선할거라 것
시장좌판에서 할머니들이
조금씩 내다파는 야채류는
직접 재배하거나 뜯어온것
일거라는 것,
일정 기간을 두고 늘 동네를 돌며
행상을 하는 분들이 같은 서민들을
등쳐먹지는 않을 거라는 것들 말이다.
옛말이 된지 오래됐고 이제 이런데는
얼씬도 하지 않게 된지도 오래다.
그래도 한두명은 그러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염원도 버린지 한참이나 됐다.
합천 삼가에서 많이 싸게 좋은 질의
고기를 파는 곳에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한잔 술에 정신줄을 놓고 또
시골 조그만 시장을 찾았다.
여기 땅콩은 그래도 좀 나을거라
바보같은 기대를 갖고.....
집에와 뜯어보니 도대체
이런 정체불명의 땅콩은 어디에서
나는지 진실로 궁금했다.
마트에서 파는 질 낮은 땅콩보다
몇배가 질이 낮은 땅콩을 그 가격에
바가지를 씌우는 양심불량과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하멜과 안창호가 말한
거짓말하고 남을 잘 속이는
습성이 빈말이 아님을 깨닫게 되고
다시는 이런류의 믿음과 온정에
발길을 주거나 한잔술에 정신줄을
놓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옹골찬 다짐만 새로이 하게 됐다.
거대한 양심의 쓰나미속에
허우적대는 그런 되먹지 않은
상상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