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과음

oriwallace 2023. 3. 9. 12:01
728x90

술을 배운건 직장생활을 시작하고서다.

대개 남자들은 집에서 아버지에게

배운다고들 하던데 술을 즐겨하지

않으셨던 선친덕에 그러질 못했다.

 

초년시절에는 술에 익숙하지 못했고

체질적으로도 맞지 않은것 같아

과음이란 있을 수 없었고 늘 몇잔

소주에 헤롱거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매일 길게 이어지는 술자리는

내게 늘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늘 함께했던 좌장이 빠진날

선배들이 간단히 사주던 통닭과

맥주는 지금 생각해도 큰 호사였고

직장인들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그런 힘을 주는 일과중 하나였다.

 

술 문화는 대개 각자에 맞는 주량에

맞춰 즐기는게 대부분이고 주고받는

얘기는 어제와 오늘이 같았고 내일 또한

마찬가지 일거란걸 경험으로 알게됐다.

 

가끔 취해서 헛소리를 하고 실수를

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좌장이 종료를

선언해야 술자리가 끝나게 된다.

그래도 모자란 사람은 2차로 3차로

다녀왔단 말만 들었지 동행할 실력은

그때까지 없었으니 그 문화를 알수도

없었다.

 

우여와 곡절의  세월을 지나 술이란걸

알게됐고 술시중을 드는 막내부터

좌장까지 그 문화는 퇴직을 하는

그날까지 이어졌다.

 

대개는 1차로 저녁 겸 취할만큼 마시고

맥주로 입가심을 하게는 보통이고

술이 좀 과하거나 정신이 나가면

한달 월급 1/3이 날아가는 술집에서

바가지를 쓰기도 했다.

 

술을 제대로 알고 난 뒤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과음을 한적이 없고 할수 없이

받아 마신 술로 정신이 나갈 때 쯤이면

자리를 떠나 집에서 졸도하는 습관을

지니게 됐다.

 

이제는 적당히 술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올랐고 여러가지 면에서

맥을 같이 하고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이들과의 술자리는 늘 기대가 되고

즐거운 일이 됐다.

 

집에서 혼자서 마시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어 핀잔을 자주 받기는

하지만 과음이란게 없느니 하는이나

받는이나 다 구두선으로 끝난다.

 

크고작은 스트레스가 모여 과음을

하게됐다. 역시 현실도피는 술을 먹고

자는게 아닌가 싶다. 깨고나면 이어질

스트레스지만 그렇게라도 잠시 잊고

싶은 날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게

좋은일까 서글픈 일일까 생각중이다.

 

폐일언....

정신적이나 육체적 모든 면에서

맷집이 현저히 떨어진건 확실하다.

남아있는 전투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