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텐텐과 빠다빵

oriwallace 2023. 2. 2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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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직원이 즐겨먹는 것이라며

조그만 봉지에 쌓인 캔디를 내민다.

달달하니 맛은 있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어릴때 영양제로 먹던건데 그때

너무 맛이 좋아 많이 먹으니

부모님들이 하루에 2개로 제한을 둬서

어른이 되면 맘 대로 사먹겠다 다짐했고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즐겨먹는단다.

그래서 어린이 영양제인 이 텐텐이

MZ세대들이 더 많이 먹는다는 말과 함께...

 

좀 실없다는 생각과 함께 부유하게 자란

이들도 자의는 아니지만 아쉬운게 있었구나

생각이 드는 동시에 우리도 그런 비슷한

영양제가 있었다는 기억이 떠 올랐다.

 

원기소다.

커다란 통에 든 알약인데 그냥

씹어먹으면 됐고 많이 먹는다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냥 밥먹고 먹고

배고파도 먹고 그랬던거 같다.

맘놓고 못먹어 텐텐처럼 아쉬움이

없는 건 당연하다.

 

다르지만 꼭 같이 아쉬움으로

보복섭취를 한 음식은 있다.

속칭 빠다(버터)빵이다.

 

부산에 처음와 산 아미동 좁디좁은

산복도로에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살았다.

그래도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고 그와중에

또 좀 잘사는 집 애들도 있었다.

 

종철이라는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놈이 늘 빠다빵을 사서 먹고

안에 빠다(버터에 설탕만 섞은)를

쪽쪽핧는데 그게 어찌그리 먹고 싶었던지....

쫄쫄 따라다니며 아무리 한입만

달래도 안준다.

 

그래서 당시에 그 빵의 맛을 알지 못했고

상상만으로 그리며 어른이 되면

이 구멍가게에서 마음껏 사먹으리라

다짐을 했다.

 

어영부영 어른이 됐고 돈도벌게 됐다.

빵을 사먹을 기회도 많았고 달달한

냄새에 끌려 빵집을 들러곤 했는데

오랜기간 크림(하얀 생크림)빵만

주구장창 사서 먹었다.

 

단팥빵이니 케익이니 제아무리

맛있는 걸 권해도 그때의 기억과

원한이 풀릴때까지 오로지 하얀

크림이 든 빵만 먹었고 지금도

간식으로 사들고 가는 빵에는

꼭 한두개 내가 먹을 크림빵을

빼놓지 않는다.

 

시대와 세대를 떠나 틀리지만 다른

혹은 비슷한 추억과 기억으로

교감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게

한편으로 우습고 재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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