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텐과 빠다빵
MZ직원이 즐겨먹는 것이라며
조그만 봉지에 쌓인 캔디를 내민다.
달달하니 맛은 있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어릴때 영양제로 먹던건데 그때
너무 맛이 좋아 많이 먹으니
부모님들이 하루에 2개로 제한을 둬서
어른이 되면 맘 대로 사먹겠다 다짐했고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즐겨먹는단다.
그래서 어린이 영양제인 이 텐텐이
MZ세대들이 더 많이 먹는다는 말과 함께...
좀 실없다는 생각과 함께 부유하게 자란
이들도 자의는 아니지만 아쉬운게 있었구나
생각이 드는 동시에 우리도 그런 비슷한
영양제가 있었다는 기억이 떠 올랐다.
원기소다.
커다란 통에 든 알약인데 그냥
씹어먹으면 됐고 많이 먹는다
말리는 사람도 없었다.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냥 밥먹고 먹고
배고파도 먹고 그랬던거 같다.
맘놓고 못먹어 텐텐처럼 아쉬움이
없는 건 당연하다.
다르지만 꼭 같이 아쉬움으로
보복섭취를 한 음식은 있다.
속칭 빠다(버터)빵이다.
부산에 처음와 산 아미동 좁디좁은
산복도로에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살았다.
그래도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고 그와중에
또 좀 잘사는 집 애들도 있었다.
종철이라는 아직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놈이 늘 빠다빵을 사서 먹고
안에 빠다(버터에 설탕만 섞은)를
쪽쪽핧는데 그게 어찌그리 먹고 싶었던지....
쫄쫄 따라다니며 아무리 한입만
달래도 안준다.
그래서 당시에 그 빵의 맛을 알지 못했고
상상만으로 그리며 어른이 되면
이 구멍가게에서 마음껏 사먹으리라
다짐을 했다.
어영부영 어른이 됐고 돈도벌게 됐다.
빵을 사먹을 기회도 많았고 달달한
냄새에 끌려 빵집을 들러곤 했는데
오랜기간 크림(하얀 생크림)빵만
주구장창 사서 먹었다.
단팥빵이니 케익이니 제아무리
맛있는 걸 권해도 그때의 기억과
원한이 풀릴때까지 오로지 하얀
크림이 든 빵만 먹었고 지금도
간식으로 사들고 가는 빵에는
꼭 한두개 내가 먹을 크림빵을
빼놓지 않는다.
시대와 세대를 떠나 틀리지만 다른
혹은 비슷한 추억과 기억으로
교감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게
한편으로 우습고 재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