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최고의 뇌물

oriwallace 2023. 2. 16. 10:59
728x90

세상을 살아가면서

특히 조직생활을 하면서

날 끌어줄 동아줄이 없고,

뒷배를 봐줄 권력이 없음을

통탄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배워온대로 상식대로 정의롭게

그렇게 실력대결이 펼쳐질 줄

알았던 사회는 단 한번의 인사결과로

그게 얼마나 덧없는 것임을 알게되고

학연과 지연 등 모든 연줄로 얽혀진

사회의 냉혹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좌고우면 않고 뚝심있게 밀고나가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연을 만들어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기 위해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하는걸 보는게 늘 안타깝고 씁쓸하다.

 

요즘에야 각종 법규로 엄격하게 금하고

통제하에 놓여있긴 하지만 손쉽게

그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뇌물이었다.

금전적인 것이 예사인 적도 있었지만

꼭 그것만이 아니라 각종 형식의 뇌물이

공공연이 만연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도 나만의 특별한 뇌물을

시도때도 없이 갖다바쳤고

효과가 없거나 더디 나타나기는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전혀 법에 저촉되지도 않고

과거에도 앞으로도 변함없이 통용될 최고의....

결코 바닥날 일이 없는 뇌물이 인사다. 

 

서양의 인사는 악수나 아무데서나

아무한테나 건데는 안부인사다.

악수는 과거 유럽이 지금의 국가형태를

갖추기 전 군소권력들이 전쟁의 와중에

상대의 속수를 피하기 위해 서로 손을

맞잡는 방어기제가 이어져 내려와 정착이

됐다는 얘기가 있다.

 

백색인종들이 엘리베이터 안이나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미소띤 인사를

건네는 것도 내가 널 해할 의도가

없으니 너도 그렇게 화답하라는  

오래된 속수에 대한 방어기제 일 수 있다.

 

우리네 인사도 마찬가지다.

밤새 안녕하셨냐거나 식사를 하셨냐거나

고난한 역사의 부침이 만들어낸 인사법이다.

요즘에도 그런 인사법이 주류이긴 하지만

좋은아침이라거나 반갑다는 평온한 시대를

반영하는 인사도 많다.

 

사회초년 시절에는 모두가 선배이겠거니

직장에서는 아무데서나 아무한테나 

고개숙여 인사했다. 중고참이 돼서도

몇몇 꼬라지 뵈기 싫은 놈을 제외하고는

먼저인사하고 상대방의 인사를 공손히

받아주는 습관이 몸에 배였다.

 

꼭 찝어 보상이랄것이 없어보이지만

꾸준히 제공한  이 뇌물의 힘이

작동해 위기에서 구해준 적도

난마처럼 얽힌 조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날 방도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러니 애들한테도 누누이 인사를

강조했고 잘하는 것 같기도 아니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가며 스스로

터득할거라 여긴다.

 

어디서나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있고

소 닭보듯 사람을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혹시 연을 만들고 싶거나 그들만의 리그에

꼭 다가가고 싶다면 마르지 않는 화수분 같은

뇌물을 아끼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그 누구에게나 마음껏 뿌리고 다니길 권유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