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아들
서울서 홀로 생활한지가 3-4년이 되는
딸아이가 늘 신경이 쓰인다.
장성한 터라 자기 앞가림은 하고 살거라
생각은 하지만 시원찮은 벌이로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궁색한 생활을 숨기고 있지는 않은지
늘 걱정이다.
비가오면 오는대로 눈이오면 오는대로
춥거나 더워도 그쪽으로 신경이가고
이러저러한 변고라고 생기면
늘 불안하고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내가 걱정하는바 힘든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 일러두긴 하지만
아버지가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을거란걸
나도 잘안다.
아들놈도 제대후 한 일년 일터로 잘 다녀
그길로 나가려나 했더만 때려치고
몇달을 부스럭거리더니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단다. 또다른 시험을 준비한다며
절로 갔는지 독서실로 갔는지 오리가 무중이다.
밥벌이는 고사하고
사람구실이나 할까 했던 애들이다.
확약할수 없는 미래지만 한발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신뢰가 묻어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않는게
부모님에게 잘한 기억이다.
한두번쯤은 기쁘게 한일들이 있었을텐데
기억을 해 낼 수가 없고 다 못난 짓들만
기억이 나 늘 가슴이 아프다.
이런 감정이 부모님에게만 해당되는 줄
알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식들에게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추억을 만들어주고 잘하는 짓이라고
한 것들이 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못한걸 강요해 잔소리와 험한 꾸짖음이
애들 성장에 미쳤을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 지기도 한다.
지금의 걱정과 안쓰러움은 모든 부모들이
갖는 평범함 일게고 객관적으로 보면
딸과 아들은 무탈하고 바르게 잘 성장했고
또 그렇게 일가를 이룰거라 여겨진다.
문득 애들이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