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규모
내가 알기로는 7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
국가예산이 약 6조 정도였던것 같은데
찾아보니 1980년 예산이 5조8천억 정도다.
지금 정부예산이 700조 가까이 되니
그때는 그 예산으로 무엇을 했으며
지금은 이 많은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
도무지 가늠이 안된다.
하물며 지방정부인 부산시 예산이
15조를 넘고 교육청 예산이 5조를 넘으니
부산교육청 예산이 80년대 한국 예산보다 많다.
그 많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물론 상상도 할수 없는 경제적 발전이 있었고
실현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각종 복지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거기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싶다.
요즘이야 웬만한 일이 아니라 모든 일이
임금을 줘야 돌아가게끔 시스템이 돼 있다.
길거리 청소, 가로수 관리, 방역, 재선충관리
각종 소파수선 어느것 하나 시민들이나
국민들의 자발적 동원이라는 것은 없다.
건데 90년 이전까지는 이 모든 것들을
동원된 인력으로 해결하는 시대였다.
내가 국민학교 중학교때는 송충이를 잡으러
동원되기 일쑤였고, 쥐잡기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는 일주일에 한번씩
직장별로 조기청소를 해 어지러진 주변를
정리했고, 가게 앞 또는 집앞 도로나
가로수는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알아서
관리하던 시대였다.
20여년전 그렇게 부러워하던 선진국들의
시스템을 우리가 온전히 재현하고 있고
그들보다 앞서 시행하는 정책들이 한두개가
아니고 보니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실감된다.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수는 없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내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발전했고, 그걸 수치로 보여주는 예산은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내가 사회에서 부대끼며
느끼는 감정은 선진국이란 말을 실감할 수 없는
이상하고 아이러니할 뿐더러
이러한 발전과 전혀 어우러지지 못하는
괴기하고 불쾌한 마음마저 들게한다.
돈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돈이 해결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사람들이
공존하기 어려운 것처럼.......
플로깅이란 고상한 말로 대체된
자발적 거리청소 나갔다.
너무도 깨끗해진 거리에서
하릴없이 돌아다니며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