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연(緣)
oriwallace
2015. 7. 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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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4학년 즈음이었는지....
매미소리 낭자한 나른한 오후
학교를 파하고 돌아온 집에
아무도(계셔야 할 엄가가..)없다.
뒤가 마렸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두려웠다.
너무도 일찌기 세상을 등져버린
아버지는 3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날 이끌며 내 가슴속에 남아 계신다.
그들 존재의 부재가 가져온 공허는
다른 무수한 연과는 분명 달랐다.
십수년을 연락한번, 얼굴한번 보는일
없어도 얼굴과 목소리를 명경처럼
가늠해 볼 수 있는게 피를 나눠가진
형제와 자매의 연이다.
내 몸을 빌어 태어난 아이들과의 연은
부모, 형제와는 또 다르다.
병져 누운 부모보다 자식의 기침소리가
안타까운 늘 불효를 저지르게 만드는
감당하기 어려운 緣
이 연들로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하고
때론 고통스럽건만 때론 생각지도 못한
연이 또다른 행복을 만들고
그만큼의 고통과 아픔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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