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나에게로의 여행

oriwallace 2017. 10. 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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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최장기간의 연휴를 맞았다.

연휴라고 해봐야 이러저러한 일로 온전히

그 시간을 맘 편히 지낸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더라도 사무실에는

나가지 않으리라

 

10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나갔고

공항이고 면제점이고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니

귀성길 오고가는 길은 좀 편할라나......

매일 죽는 소리를 하는 국내경기는 또 어쩌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쓸데없는 걱정을

왜 내가 하고 자빠졌는지.....

 

제사를 모셔야하는 추석명절이 연휴의

딱 중간에 위치했다. 달리 갈데도 없지만

긴 연휴가 그닥 호의롭지도 않은거 같다.

 

몇달 술에 찌든 몸을 돌봐야겠다는 생각,

쉼없이 달려온 지난 몇년과 앞으로의 일들을

되짚고 정리해보자는 생각으로 매일 근처 공원을 올랐다.

100만이나 나갔는데 부산사람은 한사람도 못나간 모양이다.

연일 공원이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산책길에 맡아지는 파전냄새와 눈에 보이는 막걸리통이

주(酒)세포를 새롭게 자극해 괴롭힌다.

추석명절을 포함해 매일매일 거기에 앉아 파전과

막걸리를 즐기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하다

내가 걷기를 멈추고 거기 앉으면 나 같은 사람일거란 생각을 했다.

 

 

 

 

나에게로 여행이란 거창한 계획으로

10일간 공원 산책을 했지만 남은건

먹지 못한 파전냄새와 막걸리 생각만 남았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부산은 물론 전국 곳곳이

사람들과 차들로 미어터졌단다.

긴 연휴를 그냥 있기는 뭐하고

평소에 집에 머물던 사람들도 뭔가에 홀린듯

다 밖으로 나왔다는......나라도 집에 있을걸

 

 

 

다음주 토요일 가기 싫어할게 분명한

직원들을 윽박질러 파전과 막걸리를

먹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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