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슬픔의 힘
oriwallace
2017. 9. 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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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눈물이 남아 있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옥상에 올라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슬프고 행복하다.
맑은 밤하늘은 환하고 아득하다.
깊은 바다처럼 검푸르고 구름은 희디희고 저녁 새 한 마리 정처 없고,
나는 일엽편주가 되어 어디론가 떠가고 목덜미의 바람은 서늘하고,
그래서 행복하고 외따로 슬프다.
알맞은 슬픔, 잘 데워진 슬픔이 좋다.
버릴 데 없는 슬픔을 내 몸에 버린지 오래,
쓸슬해서 시를 쓴다.
그 힘으로 시를 쓴다.
- 마경덕, 슬픔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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