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장소 다른느낌
직장내 동선이 특이한 동료가 하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직장도 학교도 후배인데
이놈이 화장실을 갈때 빠른 직선길을 두고
다른 통로를 돌아가고 올때도 마찬가지 동선을
이용하는 특이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봐도 너무 터무니없이 돌아 화장실을
이용하길래 물었더니 별 말이 없다.
왜 그럴까를 생각했지만 이러저러한 가능성을
아무리 갔다붙여도 정신분석이나 그쪽 분야를 특별히
공부하지 않는 이상 그럴싸한 이유가 되질 않는다.
다만, 저마다의 장소에 대한 호불호,
자기가 정해논 규칙적 습관(매일 운동을 하듯)
혹은 장소에 얽힌 트라우마 등등에 기인한게
아닐까 한다.
어린시절 무서운 장소로 알려진 2미터도 안되는 다리를
건너지 못해 한참을 돌아 심부름을 다니고
하나뿐인 길에 위치한 한 지점이 무서운 곳으로 알려져
도저히 혼자는 그길을 못가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닐만큼
트라우마가 됐던 장소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바이크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장소를 정하고 그곳으로 향해 생각없이 가거나
가는 길에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길과 풍광을
만나면 꼭 다시 와봐야지 하지만 잘 안된다.
그러곤 혼자가 되면 늘 다니던 익숙한 곳을 찾게된다.
그곳이 울산 정자다. 부산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휴일아침 모두가 한주의 피로로 잠들어 있을때면
바이크로 늘 즐겨찾는 곳이다.
이른 아침 커피숍에서 세워둔 바이크와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와 한조각의 빵이
작은 여유와 내일을 위한 동기부여를 주기도 한다.
평일 오후 다시 찾은 정자 바닷가.....
혼자서 또는 라이더들과 자주 찾는 곳이지만
오늘은 전혀 느껴보지 못한 감정선을 타고 있다.
밤샘근무가 준 작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