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치킨과 통닭
oriwallace
2017. 8. 17. 13:50
728x90
우리는 저마다의 추억을 소환하는
기제(機制)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소환되는 추억과 직접관련이 있는
것일수도 있고 전혀관계가 없는 것 일수도 있다.
스쳐가는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이나 누운 풀을 보면
뚜렷하지 않은 아련함을 느낀다.
오다가다 맡아지는 익숙한 듯 처음인 듯한 냄새에
뜬금없이 부모님의 애뜻한 사랑을 느끼곤 한다.
때늦은 점심을 해결하러 혼자들어간 허름한
식당에서는 피끊던 청춘과 사랑을 노래하던
친구들과 도수 높은 댓병 소주가 소환되고
깨끗한 커피숍에 걸려 있는 무의미한 이국의 그림은
체게바라, 호치민, 모택동 같은 비범한 삶을 살다간
사람 딱 3명만 떠오른다.
유모차에 앉은 애기나 아장거리는 애를 볼때면
지금은 장성해 버린 우리 애들과 아내에게
무심하고 무심했던 멀지 않은 과거의 일로
가슴이 아파오곤 한다.
지금은 끊었지만 몇년전만 해도 계란 1판을 사면
꼭 5-6개는 삶아 냉장고에 넣어 식힌후 꺼내먹곤 했다.
어린시절 시외버스나 열차에서 팔던 차고 오랜된
계란을 목메여가며 먹던 기억이 소환됐기 때문이다.
치킨이라는 말을 들으면 맥주가 생각나고
통닭이라는 말을 들으면 아버지가 생각난다는 말에
가슴 한 가운데를 찔려 시덮지 않은 소릴하게됐다.
반응형